오늘 소개할 책은 실감 나는 21세기 기후재난 시나리오를 담은 '2050 거주불능 지구'입니다. 우리가 흔히 자연재해로 인식하고 있는 이상 기온과 해수면의 상승, 대기오염 등을 시작으로 2050년이면 지구에 인류가 거주할 땅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입니다. 이 책은 최신 연구 자료와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기후변화의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합니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마주할 사건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대량학살이 될 것이며, 인류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2050 거주불능 지구-한계치를 넘어 종말로 치닫는 21세기 기후재난 시나리오
2020년 4월 22일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아 출간된 '2050 거주불능 지구(원제 The Uninhabitable Earth : Life After Warming)'는 뉴욕매거진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히며 화제를 모은 2017년 리포트 '거주불능 지구(The Uninhabitable Earth)'를 확장한 책입니다. 이 책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기후변화 위기 상황을 다양한 근거자료를 토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류에게 닥칠 재앙들을 구체적으로 예측해서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줍니다.
물론 이러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날지 아닐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나 실제 사례 등을 종합했을 때 충분히 설득력 있고 논리적인 주장이라는 점만은 분명합니다. 기존 기후변화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들을 비판적으로 종합해 우리의 일상을 파괴할 지구온난화의 실제적인 영향과 그림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에 자칫 허무주의에 빠질 수 있는 관점을 벗어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물론 우리 자신의 삶과 태도마저 송두리째 바꿀 기후변화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합니다. 먼저 시장 중심적이고 소비적인 태도로만 일관했던 환경 운동을 비판하며 화석연료로 뒷받침됐던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합니다. 또한 탄소포집 기계나 행성 이주 계획 등 자본과 기술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흐름이 망상에 가깝다고 지적하며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민주적이고 협력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합니다. 저자는 사고의 전환을 도모하는 방편으로 인류 원리를 제안하며 지구와 자연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차원을 넘어온 인류와 지구를 '한 사'처럼 생각할 수 있는 관점으로 안내합니다.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
미국 언론인이자 작가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David Wallace-Wells). 환경운동가도 아니었고 평소에 딱히 자연 친화적으로 살아본 적이 없는 저자는 기후변화에 대한 칼럼을 써줄 것을 의뢰받고 몇 년에 걸쳐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자료와 이야기들을 수집합니다. 그리고 기후변화가 오늘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끔찍한 상황에 이르렀음에도 여전히 환경운동 차원에서만 다뤄지고 있다는 점에 심각성을 느끼게 됩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 쓰였습니다. 플라스틱 쓰지 않기나 채식주의 같은 개인의 윤리적 각성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기후변화의 막대한 영향력을 규명하는 이 책은 인류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세계적인 책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현재 그는 각종 언론매체로부터 지구온난화 분야의 최고 권위자라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소프스, 뉴요커 등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있으며 방송 출연, TED 강연을 비롯한 여러 활동을 통해 지구온난화 시대에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적극적인 행동과 생활방식 등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그의 발자취로 인해 그는 기후변화에 대한 눈에 띄는 목소리를 내며 문제의 심각성과 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불러오는 인상 깊은 몇 가지 지구
표현의 평균 온도가 상승하는 지구온난화 현상은 산업혁명 이후 가속화되었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등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이 주된 원인입니다. 실제로 지난 100년간 지구의 평균기온은 0.74도, 해수면은 19cm나 상승하였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기온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져 현재 추세대로라면 2100년엔 2~4도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책은 단지 온도 상승에 따른 결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거나 보고하려는 목적은 아닙니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이미 기후변화의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첫 번째로는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그래프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는 게 탄소 배출 감소 추세였는데요. 2019년 중국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대비 2030년까지 약 40%가량 감축하겠다고 선언했고, 유럽연합 역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두 국가 모두 경제성장률 저하 우려 및 자국 내 반발 여론 탓에 제대로 된 정책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대로라면 결국 파국만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말입니다.
두 번째로는 해수면 상승 관련 내용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사실상 해양 생태계 파괴 주범은 다름 아닌 인간입니다. 매년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되고 있으며, 어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오염물질 그리고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자연 훼손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바다는 점점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태평양 한가운데 위치한 섬나라 투발루는 국토 전체가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해 있으며, 다른 나라들 역시 해안도시 침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국제사회 차원에서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건데요. 얼마 전 UN 산하 기구인 IPCC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보고서에 따르면 2100년까지 기온상승을 1.5도로 제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합니다.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세 번째로는 식량문제였습니다. 이제 곧 인구수가 100억 명을 돌파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그만큼 식량 수요량도 늘어나게 됩니다. 게다가 갈수록 심해지는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해 농산물 생산량마저 줄어들고 있으니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우선 당장 눈앞에 보이는 문제점으로는 늘어나는 인구수만큼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일부 선진국에서는 벌써부터 육류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 채식주의 식단을 장려하거나 대체육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 농업기술 도입 확대 방안 마련이라든지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등 다방면에서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인류문명이 지속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인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지금처럼 산다면 2050년쯤이면 모든 사람이 살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강력한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연과의 공존'만이 유일한 답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연파괴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조금씩 노력한다면 머지않아 그런 세상이 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