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책은 바로 닐 포스트먼(Neil Postman)의 '죽도록 즐기기(Amusing Ourselves to Death)'입니다. 이 글에서는 책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 내용 일부를 공유하여 여러분이 인생에서 얻어갈 수 있는 가치와 지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죽도록 즐기기'는
'죽도록 즐기기'는 미디어 비평의 대가 닐 포스트먼의 기념비적 역작으로 뉴미디어시대를 예견한 매체비평서이자 성찰 없는 미디어세대를 위한 예언자적 메시지입니다. 현대 사회와 미디어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과 함께 제시된 독창적인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TV, 인터넷 등 미디어가 우리가 사고하고 의사소통 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그 결과로 인한 문제점들을 짚어냅니다.
21세기 가장 의미심장한 문화적 사실이라는 활자시대의 쇠퇴와 텔레비전 시대의 부상에 대한 탐구와 탄식도 담겨 있습니다. 우리를 포위하고 있는 매체 생태환경의 허상을 걷어주고 매체의 실체를 파악하도록 안내하고도 있습니다. 영상매체로 인한 정치, 교육, 공적 담론, 선거 등 모든 것이 쇼비즈니스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대입시켜 보면 더욱 기가 찰 뿐입니다. 그러나 실체를 알면 허상에 함몰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입니다.
미디어 이론의 양대산맥 - 닐 포스트먼과 마샬 맥루한
닐 포스트먼(Neil Postman)과 함께 마샬 맥루한(Herbert Marshall McLuhan)은 미디어 이론을 거론할 때 나오는 대표적인 학자입니다. 이들의 입장은 아주 대조적인데, 맥루한은 미디어의 긍정적 측면을 보는 반면, 닐 포스트먼은 미디어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합니다.
맥루한의 이론은 모든 매체가 인간 능력의 확장이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는 저서 '미디어의 이해'에서 매체는 곧 메시지라고 했습니다. 매체가 달라지면 메시지도 달라지고 수용자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도 달라진다는 얘기인데, 이는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는 생각으로 엄청난 충격을 던져주었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메시지가 미디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신문의 기사가 신문을 규정하고, TV 드라마나 뉴스가 TV를 규정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맥루한은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미디어 자체가 메시지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 메시지 자체를 규정한다고 본 것입니다.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속성들이 그 이후에 발생하는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미디어 결정론적인 관점입니다. 그 이후에 발생하는 것들은, 미디어가 담고 있는 콘텐츠, 이를 수용하는 방식, 그리고 사람들의 가치관 변화, 사회적인 변화 등을 모두 포함합니다. 미디어가 전달하는 콘텐츠(Message) 때문이 아니라 미디어 자체가 가진 속성들 때문이라고 봅니다. 맥루한은 1970년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학자 중 하나였습니다. 어떤 데이터나 조사를 통해서 자신의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직관(Intuition)에 의해서 자신의 이론을 예언자처럼 토해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Global Village'라는 말도 마샬 맥루한이 처음 했던 말입니다.
이에 반해 닐 포스트먼은 기술에 의해 지배당하게 될 것을 염려하였습니다. 또한 미디어, 그중에서도 특히 텔레비전의 부정적 측면에 대하여 이야기했는데, 텔레비전이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즐거움을 줄 뿐이라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미디어의 단점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텔레비전 주도의 '쇼비즈니스 시대'에서 인쇄매체 시대에 가능했던 이성적인 사회적 담론이 죽어가고 있다고도 경고했습니다. 미디어 분야에 있어 마샬 맥루한 이후 최고의 학자라고도 칭해지며, 그의 저서들은 주로 풍자의 어조를 띄고, 최악의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제공함으로써, 미디어의 부작용에 대해서 우리에게 경고할 때 인용되고 있습니다.
두 학자의 이러한 상반된 견해는 하나의 공통점을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강력한 미디어의 영향력 아래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미디어사회입니다. 이 강력한 영향력은 앞으로 급속한 변화 속에서 우리 사회에 더욱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입니다.
생각해 볼 내용
1) 매스미디어의 영향력
책에서는 매스미디어가 우리의 일상생활, 가치관, 그리고 사고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봅니다. TV와 인터넷 등현대 매체가 정보전달 방식을 변화시키면서, 얕은 지식과 감성적인 소비문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합니다. 일상적인 뉴스는 대부분 그저 이야깃거리에 불과한 쓸모없는 정보의 집합체일 뿐 의미 있는 행동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점으로 인해 삶과 무관한 정보가 도처에 흘러넘쳐 정보를 대비하는 행동비율이 극적으로 낮아져 버린 현실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든 매스미디어의 영향을 보며 이미 이 매체 생태환경에 철전하게 길들여져서 분별력마저 송두리째 상실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2) 교육과 통신기술의 관계
저자는 교육과 통신기술 사이의 긴밀한 연결고리를 분석하며, 기술발전이 교육방식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왔는지 설명합니다. 이 과정에서 포스트먼은 오늘날 교육체계가 효과적인 학습환경을 제공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배움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식으로 배우는가 하는 문제와 연결되는데, 사람들은 행동하는 대로 체득한다고 설명합니다. 미디어에서 보이는 행동습관대로 아이들이 배우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태도가 형성되는 성장과정에서 경험하는 2차적인 배움이 맞춤법이나 지리, 역사를 배우는 일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아이들에게, 혹은 스스로에게 미디어를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3) 문제인식 및 대안제시
'죽도록 즐기기'에서 저자는 매스미디어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이러한 문제들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결책들도 함께 제시합니다. 미디어가 송출하고 있는 내용에 대한 인지와 인식으로부터 시작해서 만들어진 이미지를 이용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을 보면서 자신만의 해결방안을 찾아보거나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책을 읽고 현대 사회와 매스미디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으며, 비판적 사고력과 분석력을 함양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자신의 생활패턴 및 가치관 변화에 대한 성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디어의 시작인 TV가 막 발달하기 시작하던 1985년 처음 출간되었다고 느낄 수 없을 만큼 이 책은 즐길거리가 즐비한 현대의 미디어세상에 대처할 인간의 속성에 대해 고찰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소통도구와 문화를 그저 즐길 뿐 그것의 속성과 정체성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 우리에게 20여 년 전 예측했던 허상 속 삶이 어떤지 생각해 보라는 충고도 곁들입니다. 영혼이 잠식되지 않도록 정신 붙들고 있으라는 그의 메시지는 그래서 더욱 절실하게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