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경고: 6도의 멸종(원제:Our Final Warning: Six Degrees of Climate Emergency)’은 기후 변화의 끔찍한 결과와 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의 절실한 필요성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지구의 기온이 섭씨 1도씩 올라갈 때마다 인류사회와 자연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저자는 이미 2007년 ‘6도의 멸종’로 우리에게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경고했던 바 있습니다. 즉, 이 책은 마지막 경고와도 같은 셈입니다.
최종경고: 6도의 멸종
이 책은 지구의 기온이 1도씩 올라갈 때마다 인류사회와 자연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6가지 가상의 지구 온난화를 보여줍니다. 지구 온난화의 진행속도는 탄소배출량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증가하는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가 유지된다면 2030년대 초반에는 상승폭이 2도, 세기 중반에는 3도, 2075년쯤에는 4도가 상승할 것이라고 저자는 예측합니다. 또한 여기에 북극의 영구동토층이 녹거나 열대우림이 파괴되면서 양의 되먹임 작용이 생긴다면 세기말에는 5도 심지어 6도까지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이처럼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어떠한 일이 벌어지는지 저자는 수많은 관측 자료와 논문을 인용하여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재앙적인 시나리오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닙니다. 즉각적이고 대의적인 조치가 절실히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저자는 냉정한 조치의 시간이 지났다고 강조하며 우리가 에너지를 생성하고 자원을 사용하며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 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합니다. 우리는 지금 역사상 중요한 순간에 직면해 있으며 지금 우리가 취하는 행동이 우리 운명을 결정할 것임을 일깨워줍니다.
마크 라이너스(Mark Lynas)
마크 라이너스는 기후 변화 및 기타 환경 문제에 대한 작업으로 유명한 영국의 환경 운동가, 작가 및 저널리스트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 유전자 변형 유기체(GMO)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지속 가능한 농업 관행을 옹호하는 활동가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는 나중에 과학적 증거가 안전성과 잠재적 이점을 뒷받침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유전자 변형 작물에 대한 자신의 견해에 상당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과학의 씨앗(원제: Seeds of Science)’이라는 책에서 그는 반 GMO 운동가에서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전자 변형 작물 사용을 지원하기까지의 여정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과학 기반 의사 결정과 증거 중심 정책을 통한 기후 변화 해결의 중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환경에 대한 여러 권의 책을 썼는데, 2007년 ‘6도의 멸종(원제: Six Degrees)’은 로열 소사이어티(Royal Society) 과학도서상을 수상, 전 세계 22개 언어로 번역, 출판되었고,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의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2015년 지구의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도 상승했다는 영국기상청의 보도는 지금의 우리가 1도 상승한 세계에서 살고 있음을 일깨웠습니다. 지구온난화 속도가 과학계의 예상을 뛰어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행동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으며, 그는 이를 두고 기후학자들이 명백히 암시하고 있는데도 기존의 삶을 계속 살아가려 하는 우리 모두의 암묵적 부정 때문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럼에도 기후변화에 대한 진실 속에서 희망의 불씨를 발견하고자 ‘최종경고’라는 문구를 단 개정판을 쓰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책의 특징
이 책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과학 연구 및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온도 임계값에서 지구 온난화의 잠재적 결과에 대해 충분히 연구되고 증거에 기반한 설명을 제시하고, 과학적 출처에 근거로 둠으로써 이 책의 시나리오가 기후 변화에 대한 과학적 합의에 확고한 기반을 두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지구 온난화의 6단계 가설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 책의 구조는 가독성과 몰입도를 높입니다.
각 장은 기온이 1도에서 6도까지 올라갈 때마다 기후 변화의 영향이 점점 커지는 것을 탐구합니다. 이 형식을 통해 기후 비상 사태의 점진적인 심각성을 시각화하여 정서적 긴박감을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단순히 걱정스러운 시나리오를 나열하는 대신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옹호함으로써 독자들이 기후 변화와의 싸움에 동참하고 지구의 미래를 보호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촉구하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지나치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어조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피로하게 느끼게 할 수도 있고, 기후 과학의 복잡성과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요인과의 다면적인 특성을 지나치게 단순화했다고 비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족함조차 느낄 새 없이 과학에 기반한 가상시나리오에 몰입해 뒷골이 서늘해지는 경험을 하게 합니다.
느낀 점: 우리가 마지막 세대가 아닐까
읽는 동안 실제적인 공포를 느꼈습니다. 다가올 여름의 폭염이나 폭우를 걱정하거나 때 이른 한파에 대한 걱정이 무색하게 책이 보여주는 기후변화에 따른 미래는 우리의 상상과 결코 다를 것이라는 예고편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최근의 이상기후들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 혹은 다음 세대가 지구의 마지막 세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씩 멸망해 가는 지구를 이렇게 멀쩡하게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지 그저 암담합니다. 아껴 쓰고, 절약하고, 낭비와 과소비를 지양하고,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는 일 말고 또 무엇이 있을까요? 물론 청정에너지를 개발하고, 발전소 건설을 막으며, 공장 가동을 멈추는 일은 더 이상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필수사항입니다. 인간의 본능과 이성의 치열한 싸움이 지구의 미래를 언제까지 이어지게 할 수 있을지 철학적 논쟁이 머릿속을 맴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