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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는 없다] 리뷰

by 에디터수수 2023. 9. 1.

환경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면 소비에 대한 생각도 따라가게 마련입니다. [착한 소비는 없다]는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집었다가 불편한 마음을 갖게 합니다. 이번 리뷰는 불편한 진실들을 마주하면서도 우리가 어떤 소비를 해야 하는지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착한 소비는 없다, 불편한 진실들

이상기후 현상을 마주하며 우리는 이제 그 주범이 인간이 내뿜어낸 과도한 탄소 배출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알고 있습니다. [착한 소비는 없다]는 지금도 만들어내고 있는 탄소배출이 어디서 온 것이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불편하지만 하나하나 집어주는 에세이입니다.

이 책에서는 소비란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지구 자원을 끊임없이 착취해서 온갖 물건을 만들어 쓰고는 쓰레기라는 이름으로 내다 버리는 일과 다름없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착한 소비란 말 그대로 있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는 요지입니다. 그렇다면 지구를 위해, 아니 우리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과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소비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이제껏 아무 생각 없이 소비한 방식이 폭염과 한파, 미세 먼지, 빙하 감소, 물과 식량 부족, 생물 멸종, 방사능 피폭, 노동 착취, 성 테러 등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어떤 소비방식이 지속 가능한 지구, 사회를 위한 길인지 소소하지만 다양하게 알려줍니다.

 

착한 소비는 없다

상품소비와 에너지소비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가 미세플라스틱으로 이어져 다시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는 과정과 동식물이 자연의 품을 잃고 생존의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는 우리에게도 같은 상황이 올 거라는 암시... 첫 단원에서는 ‘상품소비’라는 주제 하에 알고는 있지만 잊고자 하는 인간 마음을 뒤흔드는 얘기를 조곤조곤 말하고 있습니다. 눈앞에서 안 보이면 잊어버리는 우리에게 사용되고 나서 버려지는 쓰레기에 물건의 필요를 고민하게도 합니다.

책 제목 ‘착한 소비는 없다’처럼 우리는 이미 소비 없이 살 수 없습니다. 저자는 그래도 똑똑한 소비는 있다고 합니다. 어떤 소비를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만큼 내 삶의 격도 올라갈 것입니다. 이는 에너지소비에도 해당됩니다. 독자로 하여금 가장 불편한 파트이기도 합니다. 이미 에너지의 편리함을 익숙하게 알고 있는 우리에게 실천이 주는 불편함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소비와 자연소비

마음과 실천이 충돌하는 경우는 정말 많습니다. 특히 먹거리를 두고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책에서는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이 먹거리 생산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기후가 바뀐다고 지구는 죽지 않지만 인간은 지금의 기후가 아니면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의 당연한 흐름을 말합니다. 그리고 독자에게 말합니다. “당신이 버린 쓰레기에 대한 책임은 쓰레기통까지인가요?”라고. 환경을 위한다고 매일 생각하다가도 여행을 가거나 선물을 포장할 때 평소보다 많은 일회용품 쓰레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마음소비도 생각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자연소비로 이어집니다. 저자는 굳이 알려고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불편한 진실들을 조곤조곤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 년 쓰고 버린 페트병이 지구를 열 바퀴 하고도 만이나 돌 정도의 양인 49억 개, 플라스틱 컵은 33억 개입니다. 이 정도 양이면 지구에서 달까지 가 닿을 정도라 합니다. 플라스틱 컵을 만드는 기업을 탓할 수만은 없습니다. 그걸 쓰면서 자연을 이렇게 만드는 우리는 공범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저자는 개인의 노력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살아가는 방식을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생활 속에서 탄소 중독 소비에서 벗어나는 일부터 실천하라고 합니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가 아닌 ‘나부터 해볼까?’로 마음을 바꾸고, 다음과 같은 소소한 실천을 제시합니다.

- 물건을 사기에 앞서 꼭 필요한 물건인지 적어도 세 번 자신에게 물어보기

- 60여 가지 광물이 들어가는 스마트폰 수리해서 오래오래 사용하기

-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나와 우리 미래를 생각하는 옷 입기

- 식당에서 먹지 않을 반찬은 미리 치워 달라고 하기

-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쯤은 고기 먹지 않기

 

가볍지만 불편한 책 [착한 소비는 없다]는 자세한 과학적, 통계적 자료를 제시하지는 않지만 유려하고 자연스러운 글들이 독자의 마음을 뜨끔하게 합니다. 안 읽었으면 몰랐을 것이고, 읽었어도 실천의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불편한 마음을 끌어안으면서도 읽었다는 것 자체에 양심의 가책이 있다는 최소한의 면피를 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