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아이가 지구의 마지막 세대라면? 이 가정은 그저 온몸의 소름이 돋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 중 가장 큰 일이라 생각되는 기후변화 공론화. 당장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해 볼 만한 책을 소개합니다. 국내에는 유독 청소년을 위한 책들이 많습니다. 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책보다는 영상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책들이 그나마 아이들에게 권해주기 쉬워서일 것입니다. '십대를 위한 기후변화 이야기'는 십대가 이해할 수 있게 편안하지만 긴박하게 지구의 변화를 이야기합니다.
십대를 위한 기후변화 이야기
2030년이면 인천공항이 물에 잠길 수 있다? 기후변화가 현재 내 삶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란 걸 가장 빠르게 인식하게 하는 영상이었습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 대형산불, 역대급 폭염, 쓰나미...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총 9장으로 구성된 이 책 '십대를 위한 기후변화 이야기'는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의 원인과 결과에 대해 과학적 원리를 설명하면서 인간 활동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또한 다양한 데이터 자료와 기사들과 함께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폭염과 이상고온 현상, 대홍수가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온상승으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서 생태계가 파괴되는 과정과 그 위험성, 가뭄과 사막화로 인한 난민사태, 대형산불과 생물멸종 사태에 이르기까지 지구온난화가 가져올 문제들을 하나하나 집어줍니다.
그동안 환경문제에 대해 두리뭉실하게 알고 있던 바에 대해, 이 책은 현상에 대한 원인과 결과, 그리고 앞으로의 예측까지 구체적이고 명료한 지식을 전해줍니다. 십대를 위한 설명서답게 내용들을 보다 자세하게 여러 각도에서 설명해 주는 ‘TIP’이 이해를 돕습니다. '지구는 왜 점점 뜨거워질까?', '비가 왜 이렇게 자주 내리는 걸까?', '미세먼지 농도는 왜 높아질까?'처럼 누구나 한 번쯤 가져보았을 궁금증들을 주제별로 흥미롭게 풀어내어 어려운 주제를 쉽게 느끼게 하려 노력한 점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저자 반기성
현재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기후산업연구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한국기상협회 이사장,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혁신연구원, 미래경영원 강의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국내 기후 전문가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기상분야 발전 공로로 과학기술부장관상, 국방부장관상, 대통령표창, 보국훈장을 수상했으며, 탁월한 기상 연구로 묵산학술상도 받았습니다. '날씨 토크토크','인간이 만든 재앙, 기후변화와 환경의 역습' 등의 책을 쓴 그는 국내 최고 날씨 및 미세먼지 예보관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이고 1인당 배출량으로는 세계 4위. 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은 세계 꼴찌이며 미세먼지 농도는 OECD 국자 중 1위. 경제력은 세계 10위권으로 부유하지만 자기 나라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국가. 영국 NGO 기후행동추적의 이러한 평가를 얘기하며 저자는 젊은 사람들의 기후변화 저지와 환경보호에 동참할 것을 호소합니다.
느낀 점: 십대만 필요할까?
'십대를 위한'이란 표현은 보통 좀 쉽다거나 입문서 같은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이 책은 십대뿐 아니라 그 이상 세대에게도 권할 수 있습니다. 딱히 십대에 포커스를 맞춘 논점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지 그만큼 젊은 세대에게 맞춰 전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뿐이지 심각한 기후변화와 지구의 종말을 지나치게 가볍거나 희화화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고기로 인해, 이동할 때 타는 자동차로 인해, 더울 때 트는 에어컨으로 인해 지구는 영향받고, 차차 인류의 삶도 달라지게 됩니다.
지금은 유물로만 발견되는 메소포타미아 문명, 인더스 문명과 같은 한때 찬란했던 문명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한 원인이 가뭄이라고 하는데, 우리의 현재는 심각한 물 부족과 가뭄과 사막화로 인한 기후난민의 발생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이 시대에 되풀이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이제 없다는 긴박함만이 남습니다. 미세먼지가 이렇게 우리에게 영향을 줄지 몰랐던 가까운 과거를 돌이켜봅니다. 풍성한 과학 교양 상식과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담은 이 책이 다음 세대 지구에 긍정적 영향으로 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