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실천방법을 생각하면서 고른 책이 있어 소개해 봅니다.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는 지금껏 제대로 버렸다고 생각한 쓰레기 분리배출의 상식을 돌아보게 합니다. 새로 알게 된 분리배출부터 경제 주체의 역할까지 집어보며 소개할게요.
책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이 책은 재활용될 거라 믿고 때마다 열심히 분리해서 버린 쓰레기가 사실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국내 최초의 한국형 분리배출 안내서라는 타이틀을 지닌 책입니다. 지구에 재난이 된 쓰레기, 조금이라도 자원화할 수 있게 분리배출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재활용률은 40%. 자원화할 수 있는 재활용품이 쓰레기로 처리되지 않으려면 버리는 우리가 쓰레기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헷갈리는 품목별 분리배출 방법을 설명하고 그에 맞는 개인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과 익숙한 소비방식을 어떻게 바꿀지 제안하기도 합니다. 재활용되는 것들만 기준에 맞춰 올바르게 버리는 실천, 재활용되지 않는 것에 대해 생산자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소비자 행동,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소비자 저항이 필요한 이유를 일상에 맞춰 안내하고 있습니다.
저자 홍수열은 자칭 쓰레기 문맹 탈출을 돕는 쓰레기 해설가입니다.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현 자원순환사회연대)’에서 소각장 매립지, 감염성 폐기물, 다이옥신, 편의점 쓰레기, 수도권매립지의 불법 반입 쓰레기 문제 등을 연구하고, 폐카트리지 재활용 캠페인 등 쓰레기에 관한 다양한 활동을 11년간 이어 갔습니다. 현재는 서울환경운동연합과 동영상 채널 ‘도와줘요 쓰레기박사’를 진행하며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쓰레기 상식과 쓰레기와 어떻게 공존할지를 연구하고 강의하고 있습니다.
새로 알게 된 분리배출
뭐든지 알아야 실천할 수 있습니다. 활용을 잘하면 보물이 될 수 있고, 생각 없이 쓰면 쓰게기가 됩니다. 재활용하지 않으면 소각하거나 매립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쓰레기를 만들다가는 땅과 바다가 쓰레기로 뒤덮일 것입니다. 많은 미디어와 매스컴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지구에 영원히 살 것처럼 말하면서 지구를 일회용처럼 만들고 있습니다.
책 속에는 알면서도 귀찮거나 헷갈려서 지나쳤던 재활용 분리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줍니다. 안쪽 비닐 코팅 때문에 일반 폐지와 섞이면 재활용이 안 되는 종이컵은 별도 수거함이 필요합니다. 우유팩도 같은 원리이긴 하지만 코팅 정도가 달라 재선별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또 따로 모아 버려야 합니다. 장난감이나 캡슐 약, 노끈, 아이스팩, 업소용 비닐 랩, 휴대콘 케이스 등은 모두 플라스틱인 척하는 쓰레기라고 합니다. 종량제에 버려야 하는. 병뚜껑이나 볼펜 등 너무 작은 플라스틱 또한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플라스틱 말고도 헷갈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락앤락 같은 유리 용기는 내열유리가 재활용이 어렵고, 종이호일이나 음식물 묻은 치킨, 피자 박스는 일반쓰레기이며, 아이가 크레파스로 칠해 놓은 스케치북 또한 재활용되지 않습니다. 단순히 확인용으로 받아두었던 영수증 종이를 만들기 위해 12만 그루의 나무를 베어야 하고, 그만큼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사실은 이제 많이 홍보가 되었습니다.
재활용되니까 괜찮지 않을까 하면 버렸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스스로의 소비에 면죄부를 주었던 셈입니다. 일회용이 위생적이란 생각도 편리함을 위생으로 둔갑시킨 것일지 모릅니다. 스스로에게 편리함을 주면서 양심은 덜 찔리고 싶어서. 책 속에는 이렇게 새로 알게 된 분리배출부터 편리함에 눈 돌리던 양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이 한가득입니다. 분리배출은 재활용 여행의 시작이라는 저자의 말은 하나씩 변화를 시도해 보라는 작은 토닥임인 듯합니다.
경제 주체의 역할
쓰레기 분리수거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이지만, 실제 재활용률 40%가 안 된다고 합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분리수거 지침이 있지만 어떻게 분리하라는 내용만 있지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왜 그래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개인은 열심히 분리배출을 하지만, 잘못 버려진 쓰레기가 많은 이유입니다. 저자는 쓰레기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문제를 차분히 인식하고, 경제 시스템과 소비 습관 전체를 바꾸기 위한 실천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쓰레기 분리배출은 소비자 실천 중 하나입니다.
기업이 바뀌지 않으면 쓰레기 문제는 변화가 없다고 합니다. 재활용되지 않을 용기에 ‘other’로 번듯하게 표시해 두는 기업은 쓰레기를 줄여 자원이 되는 것보다는 상품이 판매되는 것에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생산단계에서 포장재를 줄이고 재활용이 잘 되는 용기를 만드는 기업의 의식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런 기업을 변화시키려면 소비자의 감시가 있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입니다. 이를 소비자 행동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소비자의 감시와 쓴소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 상황은 누구 한 쪽의 잘못이 아닌 우리 모두의 잘못입니다. 이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소비자는 불필요한 포장을 거부하고, 분리배출을 잘해보려 노력하는 자세가, 정부에서는 쓰레기 분리배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쉬운 콘텐츠를 제작해 알리고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기업은 포장을 줄이고 분리배출이 쉬운 제품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각 경제 주체들의 노력이 쓰레기를 줄이고, 지구를 위한 한걸음이 되었으면 합니다.